2011년 5월 3일 화요일

34th Street - Penn Station( 지하철 감성 네 번째)

“Garden of Circus Delights", Eric Fischl (2001)
곡예사, 광대, 길들여진 동물, 뮤지션, 훌러, 공중곡예.....
그리스어 kirkos 에서 유래하여 라틴 circus를 14세기에 처음 영어로 사용되었다는 써커스.


저기 쩌~쪽 아랫동네에서 자랄때 집 가까이에 큰 공터가 있었습니다. 
동네 쓰레기 매립장으로 쓰였던 곳이죠.
타지에서 들어온 약장수들, 신발장수, 도자기등을 팔때는 그 공터에 자리를 깔았답니다.
어린시절 동네 공터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나가면 어린눈에 마술처럼 보이는 일들이 일어났었죠. 큰 차들이 들어오고, 순식간에 큰 천막이 세워지고, 찐한 화장을 한 아저씨가 허벌레 돌아다니고, 흰색 스타킹 입은 아저씨가 번쩍거리는 상의를 입고 공중에서 그네를 타고....


그때 시골에서는 입장권을 팔면 사람들이 아예 볼 생각을 안했거든요.
제가 돈을 주고 본 기억이 없으니.... 분명 입장은 무료였습니다.
보통 천막안에서 공연을 보여주고 만병통치약을 팔아서 수익을 올렸던 것 같아요.
그 만병통치약을 먹고 병이 낳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간증하는 시간도 있었더랬어요.


암튼 어린 마음에 그들이 갖고 있는 기술이 너무 멋지고 화려했지요.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귀신 같이 아는 엄마를 떠나, 써커스의 삐에로를 아빠삼고, 하늘에서 천사처럼 날아다니는 공중그네 언니를 엄마삼아 써커스에 입문하겠다고 마음 굳게 먹은 적도 있었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마음먹은 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네요.
만약 그때 써커스에 입문했다면 전 분명 공중그네를 타는 사람이 되어있을 겁니다.
마치 봄날 바람에 나부끼는 꽃잎처럼 날아다니겠지요.
 
남자였다면 분명 사자조련사가 되었을 것 같네요.
조명 아래서 와일드한 사자가 언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지만,
사자한테서 뿜어져 나오는 동물의 에너지를 막대기 하나로 제압하는 모습. 크~~~~~

팽팽한 긴장감을 품고,
으르렁 거리는 사자를 마치 애완견 다루듯하는 여유만만함.
제왕의 모습입니다.
지하철 34ST STREET - PENN STATION에는 서커스를 주제로한 타일/글라스 아트가 있습니다.

작가가 통근하는 사람들이 서커스의 신기한 세계에 빠져드는 모습을 담았다고하네요.
동물, 어랫광대, 아크로밧, 불 먹는 사람, 공중그네, 마술등....  한참의 공연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뉴욕의 COMMUTER의 모습.
서커스를 보고 돌아오는 길엔
분명 서커스 단원이 되어 공연을 하고 있는 자신을 그려볼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몽환적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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