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17일 화요일

Madison Square Park : Echo

아름다운 에코.
재잘거리기를 쉬지 않아 급기야 헤라로 부터 말을 하지 못하도록 저주를 받은 요정.
단, '말 대답' 할 때만은 예외로!
사냥감을 뒤쫒는 청년 나르시스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 에코.
먼저 말을 건넬수 없으니 나르시스가 먼저 말을 얼어주기를 기다렸다.
조용히 그의 뒤를 쫒다가
사냥감을 놓친 나르시스가 동료를 부르는 소리에
'대답'하며 그에 앞에 나아오는데
하지만 어쩌나.
나르시스 하면 어떤 여자라도 콧웃음으로 넘어가버리는 자 아니었던가.
에코가 사랑의 열병으로 그를 안으려하자 그는 기겁하고 곁을 떠나버리네.
나르시스에게 거절을 당하고 너무 부끄러워 깊은 숲속에 들어간 에코.
 동굴과 절벽에 살다가 슬픔을 견디다 못해 나날이 여위어
살점이 없어지고  뼈도 없어지더니
목소리만 남게 되었네.
누구든지 언제라도 대답할 준비를 갖추고는
아직까지도 말 대꾸만 한답니다.
스페인 조각가 Jaume Plensa가 베르셀로나에서 이웃집
9살 어린소녀가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고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해요.
정말 요정의 모습은 이런게 아닐까 할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물론 숲속에서 쉬지않고 재잘거린 요정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네요.
자신의 생각을 말로 할 수 없게 된 후로 에코의 모습일 듯 싶네요.
대답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을 한다 해도 타인의 메아리 밖에 되지 못하는 자신의 소리에
침묵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빗고 곱게 따고,
창가에 앉아 햇빛을 마주한 에코.
눈을 지그시 감고.
입술을 가볍게 다물고.
숨을 고르게 하고는...
맨하탄의 수많은 소리를 들어주겠노라고 말합니다.
예전처럼 말대답은 하지 않겠다고.
에코는 아주 고요했습니다.
빌딩 숲 사이에 평온하게 햇살을 받고 있는 소녀의 모습.
바람소리,차소리, 개짖는 소리, 새소리, 구두소리, 쇳소리, 음악소리, 말소리, 전화벨소리,
이해할 수 없는 세계의 수많은 언어와
주위에 일어나는 사건 속에서
에코를  흔들리지 않은 모습으로 들어주기만 할 뿐 입니다.

건너편 벤취에 앉아 오랫동안 에코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겹겹이 쌓여있던 소리들 속에서
지겹도록 재잘거리는 소리가 있더라구요.
아무리 조용히 하라고 해도 잠잠하지 않고 재잘거리는 내 안의 소리.
오랫만의 나를 마주대하니 참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습니다.

앞에서 고요함을 지닌 에코와는 달리
난..... 헤라의 저주를 받기 전의 에코를 닮아 있네요.
이런~
에코 전시 정보
장소 : Madison Square Park.
기간 : 2011년 5월 5일 ~ 2011년 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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